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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뇌염 경보

by 고유함으로 2025.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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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경보

여름 한복판, 습도 높은 저녁바람이 논두렁 사이를 스칠 때마다 우리는 주변에 도사리는 감염병 위험을 잊기 쉽습니다. 올해도 질병관리청이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하며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습니다.

일본뇌염 경보


경보 발령 배경과 핵심 지표

전남 완도군 감시지점에서 채집된 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전체의 60 % 이상을 차지했다는 분석 결과가 이번 경보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대표 종으로, 법정 기준상 비율이 50 %를 넘거나 하루 평균 500마리 이상 채집될 때 ‘경보’ 단계가 발동됩니다. 지난해(2024년 7월 25일)보다 약 일주일 늦게 발령된 이번 조치는 장마와 폭염이 교차하며 모기 밀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기상 패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 단계 감시 체계: 주의보와 경보

국내 일본뇌염 감시는 ‘주의보 → 경보’ 두 단계로 운영됩니다.

  • 주의보: 해당 연도에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확인되는 즉시 발령됩니다.
  • 경보: ▸ 하루 평균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비율 절반 이상 ▸ 채집 모기에서 바이러스 검출 ▸ 실제 환자 발생 중 한 가지 이상 기준 충족 시 발령됩니다.

‘경보’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실질적으로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방역당국은 즉각 전국 보건소에 방역 강화 명령을 내립니다.


바이러스 전파 과정

일본뇌염 바이러스(JEV)는 돼지·야생조류에서 증식해 야간 흡혈이 활발한 작은빨간집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됩니다. 사람 간 직접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므로 모기 물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1차 방어선입니다. 대부분 감염자는 무증상이거나 미열 정도로 넘어가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악화될 경우 고열·경련·혼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망률은 20~30 %에 달합니다. 생존하더라도 절반 정도가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국내 환자 발생 추세와 고위험군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국내에서 신고된 일본뇌염 환자는 79명으로 연평균 2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첫 환자 보고 시기는 주로 8월 하순-9월 초이며,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약 90 %를 차지합니다. 이는 소아·청소년층의 예방접종률이 높은 반면 성인층의 면역 공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논·축사 인근에서 야간 야외활동이 잦은 고연령 농촌 주민이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예방접종이 만든 든든한 보호막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은 생후 12개월부터 총 5회(또는 생백신 2회) 무료 접종을 제공해 소아·청소년층을 보호합니다. 성인은 위험 노출 가능성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유료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권장 대상: 논·축사 인근 거주자, 장기 체류 외국인, 일본뇌염 유행국가 여행객 등
  • 백신 종류: 불활성화 백신(총 5회)과 생백신(총 2회)
  • 접종 시 유의: 임신 예정자·만성질환자는 의료진과 상담 후 일정 조정

백신 외에도 야외 활동 전 기피제 사용, 방충망 관리, 고인 물 제거 등 일상적 예방수칙을 병행해야 모기 회피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2025년 방역당국 대응 현황

경보 발령 직후 지자체는 고위험 지역 방역소독을 확대하고, 보건소·학교·어린이집을 통해 예방수칙 홍보를 강화했습니다. 농가에는 정기 소독과 축사 주변 고인 물 제거 지침이 내려갔고, 하천 관리부서는 웅덩이 정비를 추진 중입니다. 24시간 콜센터(국번 없이 1339)는 백신 일정과 의심 증상 상담을 상시 운영하며, 주 단위로 모기 바이러스 분석 결과를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 모기 회피 가이드

  • 야간 외출 최소화: 일몰 직후부터 새벽까지 모기 활동이 집중됩니다.
  • 밝은색 긴 옷 착용: 피부 노출 최소화와 기피제 병행 사용이 효과적입니다.
  • 향수·헤어스프레이 자제: 달콤하거나 강한 향은 모기 유인을 강화합니다.
  • 실내 차단: 방충망 틈새 점검, 모기장 설치, 전자모기향 활용.
  • 주변 환경 관리: 화분받침·타이어·배수로 등 고인 물 제거로 서식지 차단.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야외 활동 후 5~15일 내 고열·두통·구토·목 경직 등이 동반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 노출 이력을 알리고 검사를 받으십시오. 일본뇌염은 특이적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조기 입원과 집중 치료가 예후를 좌우합니다. “조금 지켜보자”라는 선택은 중증화 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향후 전망

최근 기후변화로 봄이 빨라지고 가을이 늦어지면서 모기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감시자료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작은빨간집모기가 관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경보 해제 이후에도 최소 11월 초까지 모기 회피 습관을 유지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도시 열섬 현상으로 도심 내 옥상 텃밭·폐기 용기 등 새로운 서식지가 생겨났으므로, 지역에 상관없이 개인 예방 행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론 및 실천 제안

일본뇌염 경보는 단순한 행정적 알림이 아니라 개인과 지역사회 모두가 생활 습관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백신 접종력 확인, 방충망 점검, 야간 보호 복장 착용, 집 주변 물웅덩이 제거 등 작은 실천이 바이러스 전파 사슬을 끊는 데 큰 힘을 발휘합니다. 올여름, 안전한 야외 활동을 위해 지금 바로 창틀과 방충망부터 살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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